추억 파노라마

곰들의 산행

일릉 2016. 5. 7. 09:35

    현충일 날 첫 대청봉 산행 때 만난 철죽 꽃                  81년 여름 방학 중 쌍폭 계곡                                   81년 여름 봉정암


1981년도의 일이다.

속초설악여중에서 근무하다 내신도 없이 속초중학교로 발령이나 객지의 설음이 이런 것이구나 실감하든 해였다.

전두환 시절 정화라는 것이 나타나 학교에서도 정화운동이 나타났는데 내가 근무하는 설악여중이 시교육청 정화학교로 지정되어 발표를 하게 되었다. 학생과에서 추진하다 제대로 추진이 않된다고 윤리과를 맞고 있는 나에게 업무가 주어져 내가 주무가 되어 추진하고 발표를 하였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되어 내가 강제로 학교를 옮겨야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유는 시범운영과 발표를 너무 잘하여 설악여중이 교육부 시범 연구학교로 지정되었는데 주무자가 1정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담당해야 한다며 1정 자격이 없는 나를 교육청에서 강제로 발령을 낸 것이다. 아마 오늘날이라면 도저히 용납 되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케 해서 속초중학교로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속초중학교에 근무하는 동안 나는 오악당이라는 별명을 들은 친구들이 나타났다.

즉 전공이 사회계열인 도덕, 사회, 역사과로 내 나이가 34살이고 35살이 두 사람, 36살이 한 사람, 나이가 제일 많은 분은 당시 40대 후반이었다. 모두 남자로 30대인 우리는 술을 마시면 폭주로 끝이 없었으며 학교 일도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뿐더러 개성이 강하여 윗분들이 보기에 만만치 않은 존재들이었다. 

고향은 서로 달라 나이가 많은 분은 함경도 출신으로 육이오 때 피난 온 사람이고 둘은 속초 토배기로 속초중학교와 속초고등학교를 나와 터줏대감 행세를 하며 한 사람은 서울이고 나는 충청도 사람이었다.

나이가 많은 함경도 분이 대장이 되어 심심하면 자기 집으로 초대하여 곧 잘 술 대접을 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분은 북쪽에서 내려와 친구나 동문 및 친척이 없어 우리들을 자기의 울타리로 생각하고 가까이 대해준 모양이다. 

우리는 어느 날 부터인가 설악산 등산을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은 오색에서 무명용사 묘가 있는 쪽으로 올라갔으며 그 다음은 오색 등산로로 해서 대청봉을 거쳐 중청 소청 시운각 코스를 산행했는데 끙끙 대면서도 재미를 부치게 되었다.  그러다 여름 방학 어느 날 술에 취해 흥얼대다 속초 토배기 두 사람과 백담사 코스로 2박 3일 산행을 하기로 취중에 약속하였다.

지금은 교통이 잘 발달되어 속초에서 백담사 입구인 용대리를 쉽게 접근 할 수 있으며 용대리에서 백담사도 셔틀버스가 수시로 다니지만 1981년만 해도 한계령이 포장 된지 얼마 안되었고 원통에서 용대리를 가는 길은 비포장에 일방통행 도로로 무전으로 연락을 하고 차가 오고 가는 통제 도로였다.

세 곰은 2박 3일 숙식을 할 짐을 챙겨 가지고 속초에서 아침에 출발 했는데 원통을 거쳐 용대리에 가니 오후 3시가 넘었다. 각자 40여 kg씩 짊어지고 용대리에서 백담사 가는데에도 끙끙 대었다. 두 사람은 볼래 속초 사람으로 학창 시절부터 설악산을 다닌 사람들이며 몸도 통통하니 힘깨나 쓸만한 선생들이고 나는 키가 178cm나 되는 키에 고작 60kg가 나갈까 말까하는 갈비시로 힘이 있을리 없다.

여하튼 백담사 냇가에 텐트를 치고 숙식을 하는 데 세 술꾼들이 만났으니 내일은 내일이고 각자 25도 짜리 소주 4홉들이를 2병씩 의무적으로 챙겨 왔으니 곰 중에 곰들이 않인가?

 저녁에 마신 술이 4홉들이 25도 소주를 각 1병 씩 안주도 없이 마셧으니 아침에 속이 그리 편할이가 있나. 그래도 시작한 산행이니 까드락 까드락 쌍폭 계곡을 기어 올라 봉정암을 올라가는 길목에 불이문이 있는데 지금도 생각만 하면 끔찍할 정도로 징그러운 산행 이었다.

지금은 봉정암이 상당이 밑으로 내려와 커다란 암자로 되어 있는데 그때는 지금 소청봉 바로 아래에 있는 대피소로 바위 암벽에 조그마한 암자 족히 해발 천사오백 고지에 있는 암자 이었다. 가을에 단풍이 들 때 봉정암에서 시운각 건너편에 있는 공룡 능선을 바라보면 그 관경이 장관 중에 장관 이었다.

불이문을 통과 하는데 아무 50보도 채 못 오르고 쉬고 쉬면서 오르던 기억이 너무나도 새롭다. 무거운 유리병인 소주병을 둘러메고 무거운 군 텐트에 아마 죽을 맞이었던 것 같다. 결국 1박 2일 산행을 한다고 한 것이 서로 지처 시운각에서 다시 텐트를 치고 하루를 묶어 2박 3일의 산행을 하였다.

8월의 찌는 듯한 더위였겠지만 시운각 계곡의 물은 3분이 채 않되어 발이 시려 나오는 계곡으로 영원이 잃을 내야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산행이었다.

우리는 너무 지쳐 가져간 소주를 마시지 못하고 끝까지 속초까지 가지고 와 뒷날 마신 그 소주의 기억이 너무나 새로워 이 글을 작성해 보았다.

곰 중에 곰들의 산행

젊음만 믿고 술이면 사죽을 못쓰던 곰들이 않이었나.

이제는 이 친구들 모두 70대 노인들라니 세상이 참 빠르다고 할 수 밖에 ~~~

'추억 파노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년 시절  (0) 2018.03.24
제자들의 초대  (0) 2017.01.05
계룡산 나들이  (0) 2015.08.07
교장 재직(2004.03~2010.08) 사진 모음  (0) 2015.08.04
교감 재직(2000.03~2004.02) 기간 사진 모음  (0) 201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