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6. 23일 지난 번에 만난 80년대 초 강원도 속초중학교에서 같이 근무하며 정감을 나누었던 선생님들을 만났다. 지난번에 헤어진 지 근 35년만에 만나 소주 한 잔하면서 못다한 이야기가 아쉬워 다시 만났다. 한 사람은 서울에 한 사람은 속초에 한 사람은 천안에 사니 만남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닌데 모두다 세월의 아쉬움인지 만나자면 그저 좋으니 이것이 늙음이요 친구인 모양이다.
천안으로 오겠다는 말에 나는 서울 구경을 하고파 서울로 약속을 하자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해외여행은 쉬워도 서울 관광은 왜그리 어려운지 친구들 모임에 서울 구경 한 번 하자면 모두다 비웃는 투니 혼자 관광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아 이 친구들의 모임을 서울 구경하는 모임으로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남산타워부터 구경하자고 제안했다.
만날 장소는 서울 친구가 정하기로 하여 명동역 3번 출구에서 12시 정각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천안에서 늦지 않으려 인터넷을 검색하여 시간을 짜 보았다. 가진 것은 시간 뿐인 사람이니 굳이 돈 들여 갈 것도 없고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면 된다. 지루하지 않고 시간이 적게 걸리는 급행 열차 시간을 찾아 3번을 환승하는 전철노선을 선택했다. 촌놈 소리 안 들으려 철저하게 검색하고 전철을 탓으나 용산역에서 서울역을 가는 노선을 놓쳐 다른 역에 가서 물어 물어 4호선을 타고 명동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아슬아슬하다. 카톡에 10분 늦겠다고 연락을 띠우고 3번 출구를 찾아 나가니 3분 지각이다. 그래도 눈이 보배인지? 생각하는 것이 보배인지? 복잡한 명동역 지하철에서 3분만에 약속장소에 도착하였으니 아직은 몸이 녹슬지 않았나 보다는 생각을 가지며 반갑게 친구들을 만났다.
가볍게 설령탕에 소주 한 잔 기우리고 근 35년 여 만에 남산을 올라 보았다. 아마 60년대 후반 서울에서 재수생활을 할 때 올라 와 본적이 있고 80년대 서울에 있는 계절대 대학원을 다닐 때 지방에서 온 동기생들이 남산 구경 한 번 하자고 하여 올라 온 기억이 난다. 서울 사람이면 수시로 다니는 남산인 줄 알았더니 서울에 사는 친구도 남산에 와 본 것이 나와 비슷한 모양이다.
옛 기억을 더듬으면서 지난 세월을 회상하면서 스로스로 남산을 오르는데 방향을 잘 못 잡아 가던 길을 되돌아 오는 우를 범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광장에 오르니 감회가 새로웠다. 아마 내가 처음 남산을 오를 때는 남산타워는 없고 그 유명한 남산 8각정만 있었는 데 80년대는 타워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팔각정에 앉자 관광객과 나들이꾼들을 감상하며 숨을 돌린다움 타워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 그래도 타워는 한 번 올라가 봐야지 하면서 주변을 거니는 데 일본에서 여행을 온 학생들과 외국인 관광객을 인도하는 가이드가 간간이 눈에 들어 왔다.
자물쇠를 걸어 놓는 문화는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 왔는지 궁금 하였다. 내가 91년도 중국 장가계에 가니 산과 산을 연결하는 다리에 자물쇠가 가득 채워져 있어 신기해 사진에 담아 온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남산에도 이곳 저곳에 자물쇠가 가득가득 채워져 있었다. 중궁인들이 채워놓은 것일까? 아니면 국내인들도 채워놓는 것일까? 채워 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타워를 올라 본다.
타워를 오르고 내려오는 에리베이트 속 천장에 비춰주는 우주의 영상을 보는 순간 폰 사진 한 장 찍는 동안에 오르고 내리는 속도감 있는 에르베이트였다. 타원에 올라 한 바퀴 돌면서 옛 추억을 더듬으며 서울의 모습을 폰에 담아 본다. 기분이 꼭 파리의 에페탑에 올라 파리 시내를 내려다 보면서 잘 정리된 파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줌으로 당기면서 촬영을 하던 기분이 들었다. 상해에서도 전망대에 올라 시내 모습을 카메라에 담던 생각도 머리를 스치며 지나 간다. 분명 오전에는 어제 비가 살짝 내려 하늘이 맑았는데 오후는 스모그인지 황사인지 하늘이 부여 시야가 그리 넓지가 못했다.
타워에 올라온 기념으로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 씩 사서 먹고 다시 내려와 남대문 시장을 돌여 보니 내 실력으로는 방향을 잡을 수가 없었다. 시장도 많이 변했구나 하면서 베트남의 하노이 재래시장을 카터를 타고 관광하던 생각과 터키에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 비단길 끝에 있다는 재래 시장과 스페인의 한 재래시장을 연상하면서 사람사는 곳은 어데나 복잡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소주 한 잔 할 식당을 찾아 들어가 소주 한 잔 마시는데 어쩌면 이다지도 먹을 것이 없으며 맞이 없는지 알 수가 없다. 서울 음식이 다 그런가 의문이 든다.
옜날 명동 어느 골목인가? 종로 2가 뒷골목에 값이 저련하면서도 맞이 있는 음식점이 많이 이었는데 지금도 있나 없나 모르겠지만 지난 번 강남 터미널에서 먹던 음식도 그렀고 오늘 먹는 음식도 정말 맞이 없었다. 늙은이로 변한 내 입맞이 변한 것 이려니 생각하면서 소주 한 잔 기우리고 전철에 몸을 실고 집으로 돌아오는 나는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는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