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만난 지 벌써 43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그러나 부부간의 갈등은 신혼초나 고희가 된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세월이 어려웠던 시절이라 학교도 채 끝나기 전 단칸방 하나로 시작한 결혼생활이었으니 처음부터 삐거덕 거린 것은 인정 하지만 이렇게 오래도록 생각의 차가 많을 줄은 미처 몰랐다. 그렇다고 두 사람이 청개구리 성격도 않인데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허긴 한 사람은 O형의 혈액형에 외형적 성격이고 또 한사람은 B형의 혈핵형에 내성적이니 물과 기름의 만남인 것 같다.
2016. 08. 16 아이들이 베풀어 준 古稀 기념 여행 중 제주도 해변 새벽 산책길에서
이런 만남도 남자가 외형적이고 여자가 내성적이면 나름대로 조화가 잘 될 것 같은데 반대로 여자는 활동적이며 밖으로 돌기를 좋아하고 남자는 차분하니 집에서 조용히 있기를 좋아한다.
그런가 하면 나는 공명심이 강하여 조금이라도 도리에 어긋나거나 체면에 흠이 갈 것 같으면 절대 하지 않으려 하고 집사람은 체면보다는 자신의 실리를 중시하는 틀이다 보니 서로 다툼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두 사람이 같이 산책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30분이 채 가기 전에 다툼이 나타나니 그것도 하나의 팔자런가?
40년이 넘게 한 솥밥을 먹었건만 지금도 먹는 음식의 습성까지도 다르다.
찌개를 끓여도 나는 국물이 훙덩하니 짜고 맵지 않은 음식을 좋아하여 말아먹기를 좋아하고 식구는 뒤적뒤적 국물이 없는 찌개를 좋아하며 짭짭하고 매꼼한 것을 좋아하니 매 끈 이마다 다툴 수밖에 없다.
허긴 성장한 양가의 어머님들이 해 주신 음식이 그런 형태니 어렸을 때 입맛과 습성은 죽을 때까지 가는 모양이다.
나이가 먹으면서 누가 뭐라 해도 부부간뿐이 없다는 진리를 깨달으면서 가능한 집사람의 비위를 맞추어 보려고 노력을 해보고 있는데도 쉽지가 않다.
어쩌다 한마디만 하면 늙으면서 잔소리만 한다고 핀 찬이니 누가 누구한테 잔소리를 하는가 구분이 안 간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이렇게 심한지 몰랐는데 막상 집에 들어않자 보니 남자라는 존재가 무력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허긴 참고 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
요즘은 양보를 하다 하다 이게 안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꾸 떠 오른다.
이대로 가다가는 밥도 제대로 엇어 먹지 못하고 쫓겨날 신세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평생 벌어서 먹여주고 입혀 주었는데 일에만 정신을 쓰니라고 가정의 모든 경제권을 넘겨줬더니 자기 혼자 벌은 것으로 착각하고 구박을 하니 그 버릇을 고쳐주지 안으면 않 될 것 같다.
허긴 열심히 살아 줘서 제법 살림살이도 부풀려 쾌 조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안일한 생각이 될 것 같으니 말이다.
더 늦기 전에 이제부터라도 제동을 걸어 무조건 양보보다 나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인식시켜 줘야지?
그렇게 시작한 지가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러 가는데도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럿타고 끌어 가기만 한 것은 않인데,
좀 더 강하게 어필을 해야 할 것 같다.
40년이 넘게 살아온 인연이니 미운 정 고운 정 다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를 위하여 고운 정이 더 많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만 할 것 같다.
내가 없으면 못살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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