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숫자를 먹고 사는 사람

일릉 2017. 3. 1. 18:33

숫자란 놈을 참 신기도 하다.

우리 인류가 언제부터 숫자를 사용하기 시작 했는지 모르지만 단순히 편리하기만 한 것이 않이고 우리들의 생활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내가 많이 사용하는 숫자는 하나, 둘, 셋, 넷으로 시작하는 숫자인데 거의 하루도 빼 놓지않고 하나에서 백까지의 숫자를 몇 십번을 헤아리는 것 같다.

젊어서는 별로 깨닫지 못했던 숫자인데 퇴직을 하고 백수가 되다보니 시간의 지루함을 면하기 위하여 허송 세월을 낚는데 숫자만큼 좋은게 없어 숫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주로 숫자를 헤아려 보는 시간들을 정리해 보니 쓸쓸하면서도 웃음이 난다.

목욕탕 온탕에 들어앉자 시간의 지루함을 면하기 위하여 지긋히 눈을 감고 호흡하는 숫자를 세다보면 10분 20분은 눈 깜짝할 시간에지나 간다. 1분에 17~8번 호흡을 하니 170번 남짓 호흡하면 10분이 지나가는 것이 않인가?

침질방에서 더위를 참기 위해서도 마음 속으로 숫자를 세고 헬스장에서 꺼꾸리에 매달려 고통을 참고 있다던지, 런닝머신에서 걷기나 달리기를 할 때도 호흡에 맞추어 숮자를 세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이 잘 간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숫자 세는 방법은 하나~~ 두울~~ 세엣~~ 네엣~~하는 방식으로 4거름에 하나씩 올라가는 셈법을 하다 보면 100을 세면 400보요, 100을 열번 세면 4,000보니 4,000보를 걸으면 한 보가 90cm 정도가 되니까 3.6km를 걷는다.

허긴 런링머신에 한 번 올라가면 100을 20 번 세야 끝나니 7.2km 정도라는 것이 저절로 계산 된다. 

그리고 매일 나다니는 산책코스는 12,000 보 정도 나온다. 산책에서의 걸음 넓이는 85cm 정도가 되니까 대략 10km 정도 걷는다는 계산이 나타난다.

이 번 겨울에는 3개월간 헬스장에서 매일 2 시간씩 살다시피 했으니 거기서 걸은 걸음이 8,000보요 또 아파트 주변에 있는 내 산책 코스를 걸었으니 하루 평균 20,000여 보를 겨울 운동으로 실천하였다.  

이런 긴 시간을 머리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보내는 방법이 숫자라는 놈이다.

허긴 치과에서 이빨을 치료할 때 고통을 참는 방법도 마음 속으로 숫자를 헤아리는 것이 나요, 2년만에 한 번씩 검사하는 위 내시경 때도 숫자로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있으니 숫자야 말로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허긴 젊은 날에는 지루한 시간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부처님을 믿을 때는 '나미아비타불 관세움보살'을 수없이 뇌아리며 보내기도 했고 성당에 다닐 때는 주기도문을 외우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숫자를 헤아리며 지루한 시간을 멍때리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와 같은 숮자를 세다보면 머리 회전을 돌려 치매 예방도 된다니 '꿩 먹고 알먹는 격'이 않인가?

특히나 런닝머신에서 뛸 때는 호흡은 차고 땀은 뻘뻘 흘리니 정신이 흐트러지면 넘어지기 안성마춤이라 정신 바짝 차리고 뛰면서 숫자를 헤아려야 하니 머리가 굳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앞으로 9년만 더 하여 내 나이 80이 될 때까지 만 실천해 봐야지.

남어지 인생에 얼마나 더 많은 숫자를 세려나 늙은이의 오기를 부려보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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