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의 변
모처럼 봄도 아니요 여름도 아닌 6월 초 어느 날 정신이나 맑게 하자고 보령에 있는 죽도라는 섬으로 친구들과 나들이를 나갔다.
이제는 나이들이 들어가니 술 한잔 마시는 것도 부담이 되는지 서로 사양을 한다. 운전하니 못하고 몸이 안 좋아 못하고 그러다 보면 술 마실 사람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주책없는 나는 겁없이 마셔대니 실 수를 할 수밖에 없다. 오늘도 한 친구와 주거니 받거니 한 것이 소주가 몇 병이라, 운전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출발할 때 화장실도 다녀왔건만 한 시간이 채 지나기 전 다시 볼일을 보란다.
어느 날인가 부터 한 번 내리기 시작한 소변을 참을 수가 없으니 이것이 늙은이라는 징표인 모양이다. 결국 한가진 대로변에 차를 세우고 시원하게 볼 일을 보면서 대학에서 헌법 시간에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풍얼을 을퍼 본다.
"내 사고는 도달주의를 원칙으로 사는 사람이닌까? 아무 데나 방료 해도 돼." 이 말은 법을 해석할 때 동기가 중요하냐 결과가 중요하냐 하는 이론이다. 동기를 중시하면 내 행동은 방료 죄에 해당할 것이요 결과를 중시한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나는 화장실에서 보는 소변이나 길거리에서 보는 소변이 흘러 흘러 결국 바다에서 같이 만나니 꼭 화장실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역지 논리를 펴 보는 것이다..
혼자 중얼거리며 볼 일을 보는데 머리 속에 스쳐가는 추억이 하나 있다. 지난 3월 혼자 동유럽으로 패키지여행을 떠 났다. 같이 동행하는 일행이 없이 모르는 사람들과 떠나는 여행이니 행동은 자유스러우나 여행단 일행들의 눈치는 살펴봐야 한다.
첫 날부터 운이 좋았는지 일행 중에 대전에서 온 대학의 후배라는 60대 후반 사람을 만나게 돼도 또 경상도 밀양의 60대 중반 사장님과 서울에 사는 60대 중반 사장님을 새로운 여행 파트너로 만나게 된 것이다.
유럽 여행에서 가이드들이 가장 떠들어 대는 것이 맥주타령 안인가? 독일의 맥주는 어떻고 등등 즉 서구인들은 맥주를 음료수로 마시는 사람들인데 이를 칭찬하며 동양인에게 권하니 아무래도 체질상 무리가 안 인지?
유럽여행에서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여행 중 화장실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유럽 어느 나라를 가도 우리나라 같은 화장실은 없었다. 특히 서유럽보다 동유럽이 더욱 불편한 것 같았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고속도로에도 우리나라의 휴게소 같은 화장실이 않이라 꼭 마트를 거처 가야 화장실이 있다. 그러다 보니 급한 사람은 처음 가는 곳이다 보니 화장실을 찾는데 눈을 휘 둥굴 하니 굴리지 않으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아마 이틀째 날인가 보다. 오전 관광에서 모차르트의 외갓집이 있다는 짤츠캄머굿에서 자연환경의 아름다움에 도취된 데다 호수에서 서비스 밭은 맥주에 흥이나 점심에 네가 한 잔 내가 한 잔 사다 보니 맥주를 거푸 몇 잔 마신 것이다. 분명히 차가 출발하기 전에 화장실도 다녀왔건만 늙은이들의 관락근이 문제 인지 다음 휴게소에 가기 전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맥주 몇 잔에 기분이 좋아진 경상도 할베가 인솔 가이드에게 이야기하고 마이크를 잡고 한마디 하려다 40대 젊은 아낙에게 한마디 먹었다. " 마이크 가이드에게 주고 자리로 가세요." 늙은이들이 흔이 흥이 나면 관광버스에서 하던 행위를 하려다 한 방 보기 좋게 당한 것이다. 이 아낙은 부부와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및 자기 여동생 등 4명이 온 사람들로 아이들 교육에 해가 된다는 논리인 것 같다.
허긴 나도 차에서 노래하고 떠드는 것은 딱 질색인 사람이다. 가이드가 설명하는 것도 싫어하는 성격이다. 여행을 할 때 차창 밖으로 전개되는 풍경에 도취되는 사색을 즐기는 것이 나의 취미 중 하나인데 그것을 방해하는 것을 조아할이 없다.
비엔나를 향하여 차는 넓은 벌판을 지나 산을 넘고 또 넘으며 한 없이 달린다. 가이드 말이 유럽에서는 운전기사가 아무리 바빠도 법정 속도를 위반하지 않으며 두 시간을 달리면 무조건 휴게소에서 쉬어서 간다는데 이 놈의 버스가 두 시간이 지난는데도 멈출 줄 모르고 계속 달린다. 가이드 말을 믿고 또 그동안 유럽여행에서 터득한 것을 생각하면 분명 두 시간 운행을 하면 쉬었다 가는 것이 유럽 관광버스인데 2시간이 지났는데도 우리 버스는 계속 달니고 있었다.
점심에 마신 맥주 몇 잔이 말썽을 부린다. 한 번 화장실에 가고 싶다 생각되면 참지 못하는 것이 노인네들의 병이라 참으려고 애를 써도 통제가 되질 않는다. 별 수 없이 인솔 가이드에게 다가가 쉬었다 가자니 급하냐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하니 알았다며 기사에게 무어라 말을 한다. 그런데 이 놈의 버스가 쉬지 않고 계속 달리는 것이다 5분 10분, 나는 짜증이 나기 시작하였다.
우리 인솔 가이드는 지난해에 스페인을 여행할 때 내 룸메이트였으며 이 번 여행에서도 싱글로 온 나와 륨에이트였다.그리고 그는 나에게 아버님이라는 호칭을 쓰고 있었다. 허긴 내 막내보다도 더 어리니 아버님이란 호칭이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호칭이었다.
나는 다시 일어나 빨리 멈춰 주기를 요구한다. 그러자 차는 한 정한 산 등선의 길을 얼마나 지나 간 다음다음 휴게소에서 멈춰 주는 것이다. 내 생각 같아서는 한 적한 도로니 공간이 있는 곳에 뭠춰 주었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어데까지나 내 생각인 모양이었다.
차가 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뛰어 내려가는데 기사가 손짓 하며 무어라 무어라 한다. 아마 화장실을 가르쳐 주는 모양인데 급한 나는 그곳으로 갈 수가 없었다. 산 길에 있는 자그마한 휴게소라 건물 뒤 에로 돌아가니 앞은 휴게소를 돌아갈 수 있도록 도로가 있고 그 앞은 조금 넓은 공간이다. 급한 나는 건물 뒷 쪽 벽에 대고 실례를 한다. 그런데 바로 내 뒤에 경상도 핼배가 또 실례를 한다. 맥주 몇 잔의 양이니 많기도 했다. 그때 우리 반대편에서 국내에서 동행한 인솔 가이드가 슬쩍 보고 간다. 미안하지만 어쩌랴. 옷에다 실 수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문제는 차를 타고 나타났다. 차가 출발하자 인솔 가이드는 점잖게 마이크에 대고 어른들의 품위를 지키란다. 그렇치 않아도 미얀한데 꼭 그렀게 핀찬을 주는 가이드도 문제가 있지않은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 다음의 일이다. 대전에 사는 후배라는 분이 평론가라는데 가이드만 옆에 나타나면 한마디씩 한다. "어른들의 품위를 지키쇼"라고, 즉 가이드에게 들으라는 소리다. 다시말해 네놈도 나이 먹어 봐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이 끝날 때까지 가이드가 우리를 피하는 입장이 되었다.
가이드와 가까운 나는 한적 할 때 가이드에게 점잔케 한마디 충고했다. "이선생, 늙은이들은 참지 못한다네, 그리고 자주 본다네, 여행안내할 때 참고하면 좋을 거야." 내 충고에 가이드는 신중이 받아들였으나 이놈의 늙은이들은 계속 가이드만 옆에 나타나면 놀린다. "어른스럽게 행동하라고." 내가 그만 하라고 타일러도 막무가내로 버릇을 고처야 한다며---
그런데 오늘 또 차를 도로변에 세우고 실례를 범하였다. 허긴 친구들과 친구가 운전하는 차이지만 그리 좋은 일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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