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도 하다.
예순아홉 살에서 이른 살로 넘어오던 12월은 왠지 마음이 설레며 나이 먹는 것이 두렵고 불안했는데 이른 살에서 이른 한 살이 되는 데는 아무런 부담감이 없으니 일 년이란 세월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나, 아니면 나이 먹는 것에 대하여 면역이 생기었나 알 수가 없다. 허긴 이른 한살이 되고 보니 여든 살이 많아 보이지 않으니 ---.
젊은 시절에는 세월이 빨리 가 나도 어른 대접을 받았으면 했는데 하루하루 살다 보니 어느 날 머리가 하얀 영감이 되어 벼렸고 직장에서도 이제는 늙었으니 집에 가서 쉬라고 퇴직을 시켜 버린 지가 7년이 지나갔다. 그리고 세월이 왜 그리 빠른지 어제가 일요일 같았는데 내일이 또 일요일이란다.
삼십대에 오육십 먹은 상사나 선배님들이 고리타분하고, 사오십대에는 육칠십 대가 고리타분하고 꽉 막히었다고 흉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나는 그 보다도 훨씬 더 나이를 먹었으니 젊은 사람들은 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도 하다.
아직도 머리 속에는 초, 중, 고 대학의 학창 시절 기억이 그대로 살아 있고 직장에서의 오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이제는 어데 가서 함부로 이야기도 할 수 없는 늙은이가 되어 버린 것인가?
학교에 근무하면서 선생님들에게 학생을 지도할 때는 선생님 연령 기준에서 지도하지 말고 학생의 나이 기준에 맞추어 지도하라고 당부했고 나 또한 그런 신조로 학생들을 지도했으며 선생님이나 학생들을 이해할 때 나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 나이 때 생각을 회상하며 대한다고 했는데도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이 먹은 체 상사인 체, 쾌 많은 테를 낸 것 같다.
사람은 참 이상한 동물이다. 자기 나이 먹는 것만 알았지 남의 나이 먹는 것을 모르는 동물인 모양이다. 사십이 넘은 내 아이들이 지금도 어린아이들로 보이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이삼십 대 젊은 엄마들을 보면 아이들이 아이를 나서 데리고 다닌다는 생각이 드니 실수하기 딱 좋은 것이 않인가? 더구나 직장에서 나 보다 젊은 친구들은 늘 젊은이로 보인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늙은이는 주책이라 하는 것인가?
이제는 내 나이 생각해서 아이들에게도 조심하고 술도 가능한 줄이고 말을 줄여야 할 것 같다.
허긴 유행가에 젊은이들이 뭐라 하면
"너는 내 나이 먹어 봤어"
"나는 네 나이 먹어 봤는데"라며 기죽지 말라고는 하는데 노인네 주책이겠지?
늙은이의 삶은 지난날의 옛 추억을 회상하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연상하면서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행복감에 도취되어 살아야지.
나이가 뭐 대 수람,
이 저 버려야지.
나는 내일도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땀 흘리며 운동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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