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봄이 오려나 봅니다.

일릉 2017. 1. 29. 18:34



봄이 오려나 봅니다.


한동안 늙은이 움추려들게 한파가 계속되더니 아직 일월도 채 가시기 전에 안개같은 비가 내리며 개천에 버들가지가 앙상맏게 꽃을 피우고 있다.

친구들과 지구의 온난화로 겨울이 없어지려나 걱정했던 지난 12월도 지나고 새해에 들어서면서 한동안 한파가 기승을 부렸답니다.

애늙은이 밖의 활동을 가능한 자제하며 실내 운동으로 긴겨울 몸을 추수리고 살았는데 이제 봄이 오려나 봅니다.

구정의 차례를 지내고 손님들이 다 간다움 혼자 산책길을 나서 봅니다.

혹시나 감기라도 걸릴라 싸고 또 싸맨 옷차림으로 세월을 낙아 봅니다.

지난 해 나에게 봄소식을 제일 먼저 전해 줬던 버들가지가 어제는 몰랐는데 오늘은 봄을 재촉하는 이슬비를 맞아서 그런지 볼그스레 꽃을 피우고 있네요.

봄이 온다고 달라지고 기다려질 것도 없건만 그래도 마음 어덴지 한 구석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남아 있네요. 

반가운 봄소식을 친구들에게 전하고자 살짝 폰에 담아 카톡으로 띄워 본답니다.

"봄이 온다네요"

"아니 벌써!"

"봄이 온다고 변할 것도 없는데 그래도 봄은 기다려지네요." 등 카톡방에 친구들의 소식이 들어 온다.

종종 세월의 아쉬움에 한숨도 쉬면서 내 늙은 모습 같은 겨울은 빨리 지나가고 새 생명이 싹트는 봄이 왔으면 하면서도 다시 되돌아 보면 봄이 온다고 무엇이 변하라.

오히려 초라한 내 모습만 더 초라하게 변하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어서 봄이 오면 '활기차게 산으로 바다로 여행이라도 떠나 봐야지'하는 꿈도 가져본다.

몇 년이나 더 버틸런가?

인간 수명 백년이라고 큰소리 치는데 그래도 한 둘 옆사람들이 사라져 간다.

허긴 사라진다고 아쉬움도 없지만 아푸지나 말고 살다 사라져야 할 텐데? 

오늘도 혼자 넋두리하며 하천길을 천천히 걷고 또 걸어 본다.

봄아 오거라!

새로운 꽃을 맘껏 피워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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