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구의 병문안을 다녀 왔다.
지난주 화요일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백소회(백살까지 웃으며 살다가자라는 뜻)라는 모임에 나갔다 왔다. 그때 총무를 맡은 여 교장 선생님이 진 교장이 갑자기 쓰러져 대학병원의 중환자실에 누워 있단다. 평소 이곳저곳 지병은 있었지만 그리 쉽게 쓰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알았는데 지난주 금요일 어깨 통증이 심하여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는데 목 수술을 하기 위하여 평소 복용하는 심부전증약을 복용하지 않은 모양이다. 금요일 날 디스크 수술을 받고 토요일 날 퇴원하여 저녁때 벌어진 한일전 축구를 기분 좋게 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사모님이 일요일 아침 느지막하게 일어나 보니 교장 선생님이 쓰러져 있더라는 것이다. 급히 119를 불러 인근에 있는 대학 병원을 찾았으나 일요일이라 당직 의사만 있고 전문의가 없어 바로 치료를 받지 못한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되었단다.
막상 친구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고 하는데 무조건 찾아간다는 것도 예의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총무를 맡고 있는 선생님에게 상황을 파악해 달라고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일주일이 지나자 일반 병실로 옮겨 졎다고 하여 속으로 그리 심하지는 않은가 보다 하면서 병문안 날짜를 잡아 오늘 다녀오게 된 것이다. 찾아가 보니 의식은 있어 사람은 알아보는 것 같은 데 말을 못 하고 왼쪽만 의식이 있고 오른쪽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사모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술은 받지 않고 지켜보는 상태이며 조금씩 회복이 되어가고 있는 상태란다.
의식이 있는 그를 손을 잡고 물끄러미 처다보며 힘을 내라고 몇 마디 말을 건네 보지만 마음 한 구석은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들어 온 뇌졸증 증세를 감안 한다면 천만 다행이며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어깨 수술 후 바로 일어난 사건이라 치료 기간이 길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었다. 횡설수설 사모님에게 무리하게 병간호 하다 몸버리지 않도록 관리 잘하시며 병간호 하라고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왔다.
한 달 전에는 또래의 어느 선생님이 목욕탕에서 목욕하다 갑자기 쓰러져 죽었다는 소식이 들어 오고 어제는 아산에서 살고 있는 퇴직한 교장선생님이 쓰러졎다는 소문이 들여 온다. 겨울이 되다보니 늙은이들이 맥을 못추는 모양이다. 사회에서는 70대 초반은 늙은이로 인정도 않해 주는데 실제는 그렇치 않은 모양이다. 허긴 내 몸을 생각해 봐도 지난 해와 올해의 몸 놀림이 확실하게 달라 졎으며 그리 열심히 운동을 한다고 해도 굳어지는 몸은 어쩔 수 없다.
나이라는 것이 참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30~40대 때 60이 넘으면 엄청난 늙은이로 알다가 50이되고 60이 되니 마음이 늘 30~40대 갇은 기분이 들었는데 직장에서 60대 초중반에 퇴직을 하고 사회에 나와 겁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취미생활을 하다 어느 날 66살이 저무려 가는 년말에 67살이 된다고 생각하니 '내가 벌써 60대 후반여' 하면서 겂이 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80대는 엄청 나이가 상 늙은이라는 기분이 들었엇다.
그러다 70이 넘어가니 내 나이를 잊어버리고 70대는 아직 노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80대나 되어야 노인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내 마음에 자리잡기 시작 했다. 허긴 우리 사회가 잘사는 사회가 되다 보니 수명이 점점 늘어나 60대는 어데가서 노인네 라고 말도 못하는 사회로 변한 것도 사실이지만 70이 지나고 나니 80대도 나이가 많다는 생각이 내 머리 속에 싹 살아지게 된 것이다. 참 알 수 없는 일이 않인가?
그렀다고 오래 살기를 원하는 사람도 않이고 특별히 할 일도 없이 세월을 보내는 것도 지겨워 하는 사람인데 내 나이를 점점 잃어버리고 아직도 젊은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 아이들 하고도 종종 마찰이 나타나곤 한다. 그리고 마음 어덴가에서 늙은이의 고집이 조금씩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을 느끼기 시작한다.
알 수가 없다. 어떤 욕망도 없는데 왜 성질을 내야 하는지? 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시건방진놈들이 뭘 않다고 까불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내가 그 동안 살아 오면서 많은 동료나 후배 선생님한테 사람을 이해하는데는 그사람의 환경에 맞게 대하면 문제가 없다고 늘 말 해 왔는데 즉 중학생을 대할 때는 내가 중학교 시절에 어떻게 했던가를 생각해 보고 그들을 대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 왔는데 요즘 나는 스스로 늙은이의 고집을 부려 보는 것 같다.
마음에 도를 닦아야지.
모든 것을 다 놔야지.
내 목숨 뿐 아니라 가진 허욕도 다 버려야지,
주어진 생명만큼 건강을 유지하며 살다 어느날 귀신도 모르게 살아져야지 다시 한 번 더 다짐해 본다.
병석에 누워있는 친구를 생각하며 혼자 멍하니 내 건강을 챙기겠다고 천변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친구야 힘을 내라 죽을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다가자!
'삶(생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을 설계한다 (0) | 2019.01.06 |
---|---|
늙은이 겨울나기 (0) | 2018.02.16 |
<나의 삶 이야기> 자서전 출판 (0) | 2017.12.28 |
수수방아 (0) | 2017.12.24 |
대둔산 숲속리조트 캠핑 소감 (0) | 2017.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