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나에게 새로운 마음 가짐을 하게 하는 한 해로 변해 버린 것 같다.
오토바이 사고로 장장 18년 가까이 고생하시던 장인어른이 노환으로 4월 12일 날 향년 95세로 별세하셨다.
그런데 12월 19일 요양원에 계시던 어머니가 향년 93세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자식이 무엇인지 장인어른 때는 미처 몰랐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이렇게 마음이 짠 할 수가 없다. 아마 큰 아들이 어머니를 한 번도 모시고 살지 않은 죄책감에서 오는 모양이다.
나는 어머님이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산소도 개장하여 두 분을 화장해서 두 분이 살아계실 때 만들어 놓은 자리에 잘 모셔드렸으나 가슴 아리가 쉬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본가에서나 처가에서 내가 나이가 제일 만은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 뜻은 나도 이 세상을 하직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 아닌가?
올 해에 기쁨이 있다면 지난해에 작가로 등단하여 [물결]이란 단편 소설을 12월에 출판했는데 시음사(대한문인협회)에서 출판한 책 중에 몇 권이 판매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열두 달 중 세 달이나 베스트 10위에 랭크되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리고 7월에 그동안 집필한 수필을 정리하여 [얼음새]라는 수필집을 발간했다. 그 결과 12월에 대한문인협회에서 주최한 시상식에서 [올해의 작가상]과 [올해의 작품 상패]를 수상하는 기쁨도 맛보았다.
아마 이 상장과 상패는 내 노년의 삶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퇴직 후에 자서전으로 [나의 삶 이야기]
단편 소설로 [물 결]
수필집으로 [얼 음 새]를 집필했으니 내년에는 장편 소설에 한번 도전해 보자고 마음 다짐을 해 본다.
금년도 예년과 똑같이 1일 1만 보 걷기는 꾸준히 실천하였으나 아무래도 나이가 먹는 것인지 충남체육회에서 개발한 [걷죠]라는 앱에 나타난 걸은 숫자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7,079,000으로 하루 평균 19,400 여보로 지난 해 보다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7년 동안 1일 평균 2만보에서 2만 3 천보까지 걸었는데 금년에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까지는 농사일이 많았던 4~5월이나 10월에도 농사일을 하면서 걷는 것만은 매일 2만 보 이상을 걸었는데 올해는 그런 힘이 없었던 것인지 4월, 5월, 10월에는 하루 평균 15,000 보도 간신이 넘긴 것이다. 오는 세월 무엇으로 막으랴, 자연에 순응하며 살다 가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올해도 농사일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금년은 작년에 구입 한 관리기에 피복기와 복토기도 구입하여 이제는 밭갈이를 남에게 맡기지 않고 내가 손수하여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 변했다.
금년에 내가 수확한 농사물의 판매대금은 7,900,000만 원 정도로 2019년과 같았으나 지난해 8,300,000 보다 적게 나타났다. 그 이유는 고구마 재배 면적을 줄이고 들깨 농사를 확대하였는데 들깨가 꽃이 필 때 태풍이 불어오면서 장맛비가 내려 꽃이 제대로 수정이 안 되어 수확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 봐도 자연이 말리는 데는 별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 것이다. 내년에 다시 10,000,000원에 도전해 봐야지?
이제는 늙어서 그런지 가족 간의 여행은 줄어들어 여름에 세 식구가 무주 덕유산 자연휴양림에서 2박 3일간 다녀온 것이 전부다. 차를 몰고 나간다는 것이 부담스러워지니 운전도 그만둘 때가 점점 다가오는 모양이다. 그래도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해파랑길 트레킹은 한 번도 빠지지 않아 30코스까지 진행되었다.
이 해파랑길을 처음 시작할 때는 45인승 차가 가득 찾는데 이제는 그 숫자가 줄어 20명 가까이 채우는데도 여행사 사장이 애를 태으며 운영하고 있다. 1코스에서 30코스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사람은 여행사 사장을 빼놓고 나와 여성회원 한 사람으로 두 사람만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내년에는 50코스를 다 마무리할 수 있을지 코로나가 말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