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한파 몰아치는 이른 아침
회전의자에 앉아 침대 이불에 발을 넣고
커튼 사이로 보이는 창밖을 내다보니
앙상한 느티나무 가지에 잔설이 앙상궂다.
날마다 용트림하며 떠오르던 힘찬 태양은
시베리아의 고기압에 넋을 잃었나 온데간데없고
침침한 눈 속에 나무가지에서 떨어지는 잔설 모습이 애처롭다.
봄에는 고사리손 같은 연녹색 새싹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
가을에는 풍족한 갈색으로 화장하던 느티나무가
이제는 애처로운 잔설로 몸을 치장했네.